작년에 병원비가 많이 나왔다면 국가에서 초과분을 돌려줍니다. 국민건강보험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 신청 방법과 소득분위별 상한액 기준, 그리고 8월 말 지급일정과 실비 보험 중복 청구 시 주의사항까지 완벽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우편함 속에 도착한 뜻밖의 보너스
얼마 전 저희 부모님 댁에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보낸 우편물이 하나 도착했습니다. 평소 공단에서 오는 우편물이라곤 건강검진 안내문이나 보험료 인상 통지서 같은 딱딱한 것들뿐이라, 이번에도 별거 아니겠거니 하고 봉투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내용이 놀라웠습니다. “귀하께서 지난 한 해 동안 부담하신 의료비가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여, 그 차액인 150만 원을 돌려드리려 하니 계좌번호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알고 보니 작년에 아버지 무릎 수술과 어머니의 지병 치료로 병원비 지출이 꽤 컸는데, 나라에서 정한 기준보다 돈을 많이 냈으니 초과분을 현금으로 돌려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연말정산 환급금을 받는 것처럼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을 보면 이 제도를 몰라서, 혹은 보이스피싱인 줄 알고 신청 안내문을 무시하다가 아까운 돈을 묵혀두는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나라가 병원비를 돌려준다고? 에이 설마”라고 의심부터 하시는 거죠.

오늘 Daily Manual Lab에서는 대한민국 의료 복지의 꽃이라 불리는 본인부담상한제의 모든 것과,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미수령 환급금을 신청하는 방법을 매뉴얼로 정리해 드립니다.
본인부담상한제, 도대체 뭔가요?
아무리 건강보험이 잘 되어 있어도, 암이나 중증 질환, 혹은 장기 입원을 하게 되면 병원비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나옵니다. 서민들에게는 가계가 휘청거릴 만한 큰돈이죠.

그래서 정부는 안전장치를 만들었습니다. “당신의 소득 수준(버는 돈)을 고려했을 때, 1년 동안 이 금액 이상의 병원비는 내지 마세요. 만약 더 냈다면 그건 나라가 돌려줄게요.” 이것이 바로 본인부담상한제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소득 수준’입니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상한선이 높고, 적게 버는 사람은 상한선이 낮습니다. 즉, 형편이 어려울수록 더 적은 병원비만 내도 나머지를 환급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얼마까지 내면 돌려주나요? (소득분위별 기준)
건강보험공단은 가입자의 소득에 따라 1분위(하위 10%)부터 10분위(상위 10%)까지 등급을 나눕니다. 2024년~2025년 기준으로 대략적인 상한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해마다 물가 상승률에 따라 조금씩 오릅니다.)

● 1분위 (소득 하위 10%): 연간 약 87만 원 가장 형편이 어려운 분들은 1년에 병원비를 87만 원까지만 내면 됩니다. 만약 200만 원을 썼다면? 113만 원을 돌려받습니다.
● 4~5분위 (중산층 이하): 연간 약 160~230만 원 수준 평균적인 소득 구간입니다.
● 10분위 (소득 상위 10%): 연간 약 808만 원 고소득자는 1년에 800만 원 넘게 병원비를 써야 환급 대상이 됩니다. 능력이 있으니 좀 더 부담하라는 뜻입니다.
모든 병원비가 해당되는 건 아닙니다
이 부분에서 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나 작년에 수술비로 1,000만 원 썼는데 왜 50만 원밖에 안 줘요?”라고 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부담상한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항목의 본인 부담금만 합산합니다. 다음 항목들은 아무리 많이 써도 계산에서 제외됩니다.

▶︎ 비급여 항목: MRI(일부), 초음파(일부), 도수치료, 로봇수술 등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치료비. 상급병실료: 1인실, 특실 사용료. (단, 2~3인실은 일부 적용됨) 선택 진료비, 식대 등 부대비용.
즉, 대학병원에서 비급여 로봇수술을 받고 1인실에 입원해서 병원비가 1,000만 원 나왔는데, 그중 급여 항목은 200만 원뿐이라면? 상한액 기준에 미달하여 환급금이 0원일 수도 있습니다.
언제 들어오나요? (지급일 및 신청 방법)
환급 방식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 사전 급여 (병원에서 바로 해결) : 같은 병원에서 입원비가 최고 상한액(약 808만 원)을 넘어가면, 병원이 알아서 환자에게는 상한액까지만 받고 나머지는 공단에 직접 청구합니다. 환자는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 사후 환급 (우리가 받아야 할 돈) : 여러 병원을 다니느라 합산 금액이 나중에 기준을 넘은 경우입니다. 공단이 1년 치를 정산해야 하므로 시간이 걸립니다.
※ 지급 시기: 보통 진료받은 해의 다음 연도 8월 말부터 9월 초에 안내문이 발송되고 지급이 시작됩니다. (예: 2025년 진료분 -> 2026년 8월 지급)
신청 방법 우편물(지급신청서)을 받았다면, 동봉된 서류에 계좌번호를 적어 팩스로 보내거나 우편으로 보냅니다. 가장 편한 건 온라인입니다. 국민건강보험 홈페이지나 The건강보험 앱에 접속하여 ‘환급금 조회/신청’ 메뉴를 누르면 내역을 확인하고 계좌만 입력하면 2~3일 내로 입금됩니다.
실비 보험(실손)과 중복 보상 문제
이게 정말 중요한 꿀팁입니다. 많은 분이 “나라에서 환급금 받고, 실비 보험에서도 병원비 받고, 이중으로 받으면 개이득 아니야?”라고 생각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안 됩니다. 보험 약관상 본인부담상한제로 환급받은 금액은 실손보험 보상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만약 실비 청구를 해서 보험금을 미리 다 받았는데, 나중에 나라에서 환급금이 나왔다면? 보험사가 귀신같이 알고 연락 와서 “고객님, 나라에서 받으신 환급금만큼은 저희에게 돌려주셔야 합니다(환수)”라고 합니다.
그러니 나중에 토해내기 싫다면, 실비 청구할 때 미리 이 부분을 감안하거나, 환급금이 들어왔을 때 따로 빼두시는 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이 문제로 보험사와 소송까지 가는 경우가 많지만, 현재 대법원 판례는 보험사 손을 들어주는 추세입니다.)
소득별 환급 예시
이해를 돕기 위해 1분위(저소득)와 10분위(고소득)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본인부담금 총액 500만 원 가정, 전액 급여 항목 기준)
| 구분 | 연간 상한액 (기준) | 본인부담금 총액 | 환급받는 금액 |
| 1분위 | 약 87만 원 | 500만 원 | 413만 원 환급 |
| 10분위 | 약 808만 원 | 500만 원 | 0원 (환급 없음) |
보시다시피 소득이 낮을수록 혜택이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효도르 정책이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권리 위에 잠자는 돈을 깨우세요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의 소멸시효는 3년입니다. 3년 안에 신청하지 않으면 국고로 환수되어 영영 사라집니다.
혹시 작년에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있었나요? 그렇다면 지금 바로 스마트폰을 켜고 건강보험 앱에 들어가 ‘미지급 환급금’이 있는지 조회해 보세요. 신청 버튼 하나만 누르면 받을 수 있는 수십, 수백만 원의 돈이 공단 금고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환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어떻게 받나요? 환자분이 돌아가셨더라도 상속인(가족)이 대신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가족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가족관계증명서)와 대표 상속인의 위임장, 신분증 사본 등을 챙겨서 공단 지사에 방문하거나 팩스로 제출해야 합니다.
Q2. 치과나 한의원 치료비도 포함되나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항목이라면 포함됩니다. 하지만 치과(임플란트, 금니 등)나 한의원(보약 등)은 비급여 비중이 워낙 높아서, 실제로는 환급금 산정에 큰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3. 요양병원 입원비도 되나요? 네, 됩니다. 다만 요양병원은 사회적 입원(치료 목적이 아닌 생활 목적 입원)을 방지하기 위해 120일 초과 입원 시 상한액 기준이 조금 더 높게(깐깐하게) 적용됩니다. 이 부분은 공단 안내문을 자세히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